언론보도

[국민일보] 191101-폭발 사고로 손 잃은 목사, 군장병에 ‘위로의 토스트’

Author
jeonham
Date
2019-11-01 08:53
Vi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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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 사고로 손 잃은 목사, 군장병에 '위로의 토스트'
[군부대 복음캘린더보내기 캠페인] 파주 기드온교회 김기문 목사
입력 : 2019-11-01 00:01

김기문 기드온교회 목사와 기독장병들이 지난 29일 경기도 파주 육군 제6705부대 내 기드온교회에서 토스트와 주스를 들고 부대 위로방문을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파주=강민석 선임기자


지난 29일 오후. 경기도 파주 육군 제6705부대 위병소를 지나 십자가가 우뚝 솟은 건물을 향해 걸음을 옮기자 고소한 냄새가 진동했다. 진원지는 교회 옆 20㎡(약 6평) 남짓한 공간이었다. 앞치마를 두른 김기문(61) 기드온교회 목사가 프라이팬에 버터를 두르고 식빵을 구우며 유쾌하게 인사를 건넸다.

“이곳이 제가 일하는 본부입니다. 목양실이자 친교실, 장병들을 위한 에너지 배급소죠. 하하.”

김 목사의 곁에선 김두한(24) 권예준(20) 상병, 김상진(20) 일병이 함께 팔을 걷어붙였다. 기드온교회 사역의 든든한 지원군이다. 20여분 만에 토스트 50인분이 완성됐다.

“이제 배식 작전을 펼치러 갑시다.” 김 목사가 앞장서자 세 장병이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토스트와 직접 만든 감귤주스, 달콤한 시럽을 들고 따라나섰다. 경쾌한 걸음으로 도착한 곳은 50여명의 장병들이 기다리고 있는 부대 다목적실이었다. 장병들의 손에 시럽이 뿌려진 토스트와 주스가 돌아가자 부대에 활기가 돋았다. “오케이~! 박 일병은 훈련 잘 받았어? 다친 데 없이 몸은 괜찮아?” 김 목사가 넉살 좋게 건네는 인사에 장병들은 엄지를 들어 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김 목사의 ‘위로 방문’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혹한기훈련 때는 장병들의 숙영지를 찾아 나서고, 유격훈련 때는 아예 훈련장에 군용텐트를 치고 숙식하며 장병들을 격려한다.

그는 “국가 안보를 책임져야 하는 군 특성상 훈련 현장엔 한 치의 오차도 있어선 안 된다. 동시에 늘 긴장 상태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실수가 발생하기도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실수하면 간부에게 혼나고 선임과 동기에게 비난받기도 하는데 그때가 부대교회와 곁에 있는 기독 장병의 위로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라고 설명했다.

권 상병과 김 상병도 위로의 힘으로 위기를 통과해낸 용사들이다. 권 상병은 “야전수송교육단에서 훈련받을 때 지적을 많이 받아 탈영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지만 부대교회에서 받은 위로가 버틸 힘이 됐다”고 회고했다. 김 상병은 군대에서 처음 신앙을 갖고 삶에 대한 태도가 180도 바뀌었다. “전엔 상황이 잘못되면 남 탓만 하고 화가 나면 참지 못했는데 지금은 먼저 자신을 돌아봅니다. 제 변화된 모습에 교회 나오는 장병이 늘어났고 가슴에 십자가 마크(군종병)도 달았습니다. 지금은 전도왕으로 불립니다(웃음).”

16년째 군선교 사역을 펼치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김 목사는 나이 마흔다섯에 처음 군 생활을 접했다. 자신이 위로하고 있는 장병들보다 족히 20여년 늦게 군대를 경험한 셈이다. 장애로 인해 군 면제를 받았기 때문이었다.

“여덟 살 때쯤이었습니다. 동네에서 발견한 불발탄이 마냥 신기해 갖고 노는데 제 손에서 터져 버린 거죠. 평생 위로가 필요했던 사람으로 살아왔는데 지금은 이렇게 위로를 전하며 살고 있으니, 이 또한 하나님의 계획이겠지요.”

폭발사고로 오른손과 왼손 검지를 잃은 김 목사가 혈기왕성한 장병들을 응원할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의수를 낀 그의 오른팔이 가리킨 곳에 답이 있었다. 부대교회 벽에 걸린 캘린더였다. 10월 달력엔 ‘괜찮아! 너란 사람’이란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복음의전함(이사장 고정민 장로)이 군선교 캠페인 일환으로 대한민국 장병들을 격려하기 위해 ‘괜찮아’를 주제로 제작한 캘린더였다.

김 일병은 “입대 전 힘들게 아르바이트하던 시절 TV광고에서 나오는 ‘수고했어 오늘도’란 말 한마디에 울컥했던 적이 있다”며 “내년엔 더 많은 장병들에게 캘린더가 보급돼 일상에서 위로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파주=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105696&code=23111111&cp=du